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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bout [두 개의 선]

기획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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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 그게 뭔데?

서른 안팎이 되면 으레 선택해야 하는 삶의 형태, 결혼. 사람이라면 반드시 치러야할 일, 결혼. 많은 사람들은 이것을 의심할 여지가 없는 것이라 여긴다. 그러나 우리의 삶의 현장에서 볼 수 있듯 결혼은 누구나 할 수 있는 것도 아니며 누구나 하려고 하는 것도 아니다. 게다가 놀랍게도 많은 사람들은 결혼이 무엇인지 구체적으로 규정하지도 못한다. 고작해야 화려한 웨딩드레스로 대표되는 이미지와 사랑의 결실이라는 허공에 뜬 수사가 대부분이다. 그럼에도 결혼은 한 인간의 완성 조건으로써 언급되어 개인의 삶에 강요되고 있다.


 

결혼은 일반과 일탈을 가르는 기준?

결혼은 사람을 구분하는 기준으로 작동한다. 특히 결혼 적령기라는 어떤 한계선을 중심으로 그것이 작동하면 결혼의 유무는 정상과 비정상의 범주로 환원된다. 또한 이러한 사회적 인식은 결혼 이후의 여성과 남성의 삶을 아내와 남편, 어머니와 아버지 등의 가부장제 하의 성역할로 규정짓는 사회적 인식으로 연장되기 마련이다. 이렇게 되면 개인의 삶과 그들 간의 관계가 다양하게 전개 될 수 있다는 인식의 가능성은 줄어들고 삶은 몇 가지 유형으로 정리될 수밖에 없다. 유형은 또 다시 일반과 일탈을 가르는 도구가 된다. 하지만 우리 삶의 가능성은 결혼의 유무와 결혼 후의 성역할이라는 한계 속에서만 확장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국가와 자본은 우리가 결혼하길 원해

국가 권력과 자본 주체의 시선에서 결혼은 생산과 소비라는 중요한 경제 활동의 기본적 단위 주체를 구성하는 출발점이다. 임신과 육아를 통해 아이라는 새로운 주체가 더해지면 이는 더욱 분명해진다. 아이 한 명이 창출하는 경제 효과(1인당 12억 2000만원)를 언급하는 기사에서 엿볼 수 있듯 말이다. 또한 국가제도로서의 혼인은 재산의 소유 주체의 범위를 규정하는 제도일 뿐이다. 소중한 의미를 지닌다는 결혼이 자본주의적 가치 체계의 국가 제도로 들어오게 되면 이 정도의 의미 밖에 남질 않는다. 개인인 우리는 이러한 시선을 반드시 공유할 필요는 없을 것이지만 말이다.



결혼이라는 경계 안팎에서 고민하는 사람들. 왜?

그러나 아이 앞에서 많은 이들은 강요된 ‘평범함’을 받아들이게 된다. 일반적이지 않다는 시선이 행사하는 폭력을 경험적으로 알기 때문일 것이다. 아이를 갖게 된 사실을 알게 되면 결혼을 서두르는 것도 이와 무관치 않을 것이다. 이 영화는 주인공이 임신했다는 사실을 알게 된 것으로부터 시작됐다. 결혼을 중심으로 한 유형화된 삶에 포획되지 않기 위해 애써온 주인공은 아이가 겪게 될 여러 어려움을 예상하게 되자 결혼이라는 기준 앞에서 다시 서성이게 된다. 그리고 결혼이라는 삶의 형태를 하나의 경계로 삼고 있는 이들의 다양한 삶을 만나 봐야겠다고 결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