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imin's Diary2010.06.02 02:30
찾아야 할 글이 있어서 예전 블로그를 뒤적거리다가, 2005년 6월 2일에 쓴 글을 발견했다.
지금의 룸메와 헤어졌을 때 쓴 글이다. 아주 그냥 절절하게 구질스럽다. ㅎㅎㅎ
영화에 대해 고민하면서, 아이가 생기기 전, 또 같이 살기 전에 우리의 관계를 떠올릴 때가 있다. 우리는 확실히 함께 살면서 덜 싸우고 서로를 더 이해하고 있다. 좋은 건진 모르겠지만 방구도 텄고....아 (타의로) 똥도 텄구나.....;;
여기에 종종 연애얘기도 올릴 생각이다. 아마 영화 속에도 들어가겠지.
사적기록과 노출증 사이에서 고민은 좀 되지만...

나는 지금 혹독한 테스트를 거치고 있다. 아니, 그렇게 생각하기로 했다. 사실 내가 이 시험을 이겨낼 수 있을 지조차 잘 모르겠지만, 그래도 나는 이 순간을 견뎌내야 한다. 그리고 그럴 수 있다면, 난 훨씬 강한 사람이 될 지도 모른다. 아니, 혹은 지금보다 훨씬 더 약한 사람이 될 지도 모르고.

인터넷 세상을 돌아다니다보면 수많은 연애의 법칙을 볼 수 있다. 밀고 당기기를 잘 해야 한다는 것부터, 각 혈액형과 별자리별 남자를 다루는 방법, 이런 남자, 이런 여자, 속 마음 알기... 난 사랑과 연애에 관한 모든 정의와 법칙을, 경멸해왔다. 함부로 쓸 수 있는 단어는 아니지만, 실제 그랬다. 사람의 마음에는 법칙 같은 건 없다고, 간지러운 말들 속에 숨어있는 수많은 거짓들을 비웃었다.

불행히도 나는 그 간지러운 말 속에 숨어있던 거짓보다도 더, 솔직하지 못했다. 한 친구는 나에게 이상할 정도로 그 사람을 좋아한다고 했었다. 그럴지도 모른다고 대답했지만, 난 몰랐던 거다. 내 감정이란 얼마나 이기적이고 엉망인 것이였는 지를.

감정은 소모되는 것이고, 연애를 그만두는 것은 사랑이 식어서가 아니라 더 이상 참아줄 수 없어서라고, 누군가가 말했었다.  상대방을 힘들게 하지 않는 연애는 없는 거라고, 연애를 시작하면 착취와 피착취의 관계를 벗어나기 힘든 거라고, 또 누군가가 말했었다. 이제 그는 나에게 지쳤고, 더 이상 나를 참아줄 수 없게 되었다.

며칠 간 많이 아팠다. 그리고 친구의 어머니가 돌아가셨다. 그 동안 그의 연락을 기다리면서, 나는 내가 더 아팠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아주 아파서 병원에라도 실려갔으면, 심각한 병이라도 걸렸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이유는 하나였다. 나만큼 그 사람도 마음이 아파봐야 한다고, 내가 이렇게 아픈데 연락하지 않았던 걸 땅을 치고 후회해야 한다고, 그렇게 생각했던 거다. 단지 서운했던 게 아니라 복수하고 싶었던 거다.

나는 그를 사랑하지 않았는 지도 모른다. 그냥 그 편안한 자리를 놓치고 싶지 않았던 건지도, 모르겠다. 사랑이 아니라 그냥 집착이었는지도 모르겠다. 내가 새벽에 이런 글을 쓰는 건 그가 이 글을 봤으면 하는 마음인지도 모르겠다. 이제 이 문제는 내 손을 떠났고, 나는 그저 시험이 끝나길 기다리고 있는 것이다. 나는 이미 마음 속으로 열심히 버티고 있고, 어떤 상황이 오더라도 백 퍼센트 행복하진 않겠지만, 견뎌낼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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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두 개의 선(지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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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ㅋㅋㅋ 정말 절절하구나.

    2010.06.10 09:59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2. 나루

    그냥 서로 덧글이나 달던 온라인 친구였던 우리가, 미여세 때문에 나름 공적으로 만났을 때 you가, 나루 때문에 애인 다시 만났다고 어쩔거냐고 (내가 책임질 일은 아니잖아? ㅋㅋ), 염장인가 투정인가 친근감의 표현인가 암튼 약간 해독하기 힘든 표정을 보여줬던 기억이 남. 그래서 강이 사진을 보면, 살짝 긴장됨. 이녀석 건강해야 될텐데, 뭐 이런... 위에 포스팅을 보니 그 때 생각도 나고, 작업 결과물도 기다리고 있다고, 다 잘될거라고 응원하러 왔삼. 힘내서 고고씽!

    2010.06.20 07:35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 나루랑 대학로 어느 술집서 술 마셨던게 기억나요. 그 때 참 뭐랄까, 모두 나보고 뭐라고 할 때 처음으로 위로해준 사람이어서 몹시 고마웠어요. 그래서 미여세에서 만나서 반가운 티를 너무 낸 듯 ㅎㅎ
      강이는 고맙게도 너무 착하고 건강하게 자라고 있어요. 물론 언제 돌변할지는 모르지만;; 나루도 힘내요! 아잣!

      2010.06.21 00:14 신고 [ ADDR : EDIT/ DEL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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