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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목이의 하루/엄마의 기록

D+102

백일 전후로 아이는 급격한 성장을 보이고 있다.
갑자기 소리내서 웃지를 않나, 방언 터지듯이 옹알이가 터져서 십 분 넘게 이야기를 하질 않나.. 젖 먹이는 타임은 정말 정확하게 세 시간으로 고정되었다.
뭐 여전히 엎드리는 거 싫어하고 목도 완전히 가누지는 못하지만, 이 정도가 어디야!
항상 오른쪽을 보고 누워 있어서 머리통이 완전히 찌그러졌다. 세모모양이야.... 이젠 반대쪽으로 누일려고 해도 쉽지가 않다. 워낙 찌그러져서.. 그래도 아이의 미래를 위해 틈틈이 방향을 돌려주고 있다.

백일에는 몇몇 사람들이 와서 밥을 먹고 갔다. 못 온 사람도 있고 시간을 다르게 온 사람도 있어서 준비한 음식이 남았다. 이 사람 저 사람 싸주고 나서도 남아서 오늘까지 먹었다. 후후.
따로 결혼식이나 이런 걸 하지 않아서, 룸메의 친척분들을 처음 보았다. 두 분은 룸메 어머니 돌아가셨을 때 뵀는데, 조금 어색. 뭐랄까, 서로 어떻게 불러야 할지 어색하달까? 그런 느낌이었다. 가족적 호칭에 익숙하지 않은 나는, 뭐라고 불러야 할지 몰라서 계속 룸메를 시켜서 말을 걸었다. ㅋㅋ 호칭 얘기가 나와서 말인데, 오랜기간 '야, 오빠, 자기, 너, 철, 룸메' 등으로 불러온 그를 '여보'라든가, '**아빠'라고 부를 수 있을까? 게다가 그렇게 어른들 있는 자리에서는 이서방이라고 불러야 하는 건가?? 역시 가족관계 속으로 들어가는 건 비추다. 지난번에 내 동생은 어른들앞에서 아무렇지도 않게 룸메를 '오빠'라고 호칭했다가 '형부'라고 해야지 오빠라고 하면 어떡하냐고 혼났다고 한다. 촌수를 다 망쳐놓는다고 했다나? 그래서 우린 가끔 농담처럼 형부놀이를 한다. 뭐 돈 필요하거나 뭐 해 주거나 그럴때 ㅋㅋ 울 엄마아빠도 룸메의 이름을 부르고, 룸메의 아버지도 내 이름을 부른다. 아이가 크면 호칭이 달라질까? 궁금하군.
그러고보니 요즘 옹알이하는 아기의 말을 해석한답시고, 아기를 통해 다른 사람들과 대화를 하는 방식을 많이 취하는데 ("아~ 아빠 보고 싶다고?" "아빠한테 뭐 해달라고 할까?" 같은) 그럴 때 종종 '니네 아빠'라는 단어를 쓰긴하는구나. 아기가 말을 배울 때가 되면 아빠나 엄마라는 단어를 알려주기 위해 그렇게 부를 수도 있겠다. (예전에 우리 엄마는 아빠를 '형'이라고 불렀는데, 난 그걸 부부간의 보편적인 호칭으로 알고 자랐다...;;)
뭐 여하튼 백일은 무사히 치렀음. ㅎㅎ

백일부터 하루에 한 장씩 사진을 찍어주자, 결심했는데 오늘 벌써 까먹었네. 이건 뭐 작심일일이군.
내일 두 장 찍어야지. 페이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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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할배가 선물해준 새 모빌과 이모가 선물한 옷. 아빠랑 룰루랄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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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명 꼼짝마 의자에 앉아보았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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깔깔 소리내어 웃슴니다 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