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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imin's Diary

개봉전야

영화의 만듦새를 보면 믿어지지 않겠지만 나도 시네키드의 시절이 있었다.
놀랍게도 지금은 모두 사라진, 시네코아, 코아아트홀, 하이퍼텍 나다, 동숭시네마테크, 를 돌며 영화를 보는 것만으로 너무 좋았던 때.
그 땐  내가 영화감독이 될 거란 생각은 한 번도 못했었다. 
그저 그렇게 보낼 수 있는 시간들이 좋았을 뿐이지.

우연히 다큐멘터리 작업을 구경하게 됐고,
우연히 거기서 좋은 선배를 만나 장편 다큐 작업을 하게 됐고,
그러다보니 우연히 좋은 동료를 만나 '반이다'라는 집단을 만들어 활동할 수 있었고,
정말 우연찮게도 아이를 가져서 셀프 다큐멘터리를 만들게 되었다.
그리고 또 우연히 '냈던 모든 영화제에서 떨어진' 이 영화가 개봉을 앞두고 있다.

개봉을 앞두고 배급사 친구들에게 걱정할 게 뭐 있냐 잘 되든 안 되든 재밌게 하면 되지, 라고 했지만
변태마냥 <두 개의 선><두개의 선><두개의선>을 검색하는 나를 바라보면
절대 쿨싴하게 이 과정을 거쳐낼 수 없을 것만 같다.
분명 상처받는 순간들도 있을테고, 괴로운 순간도 있을테지만 
또 그만큼 힘나는 순간들도 있으리라 믿는다.

아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