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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imin's Diary

걱정과 불안

룸메가 감기에 걸렸다.
자기가 힘든 것도 있지만 내게 옮길까봐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닌 듯하다. 집에서도 마스크를 하고 있고, 음식도 같이 안 먹으려고 하고, 방도 따로따로 쓰기로 했다. 내가 감기 걸리는 거야 큰일이 아니었는데, 이제 정말 내 몸이 내 몸이 아니구나 싶다.
뉴스에서는 계속 신종플루의 걱정에 대해 도배를 한다. 네이버에 있는 임산부 까페에 들러보니 백신을 맞을지 말지를 놓고 임산부들의 논의가 한창이다. '걸리면 임신부는 바로 죽는대요'라는 댓글도 몇 개 있다. 맞으나 안 맞으나 걱정하기는 마찬가지라는 의견이 대다수이고, 학교 선생님이나 유치원 등 아이들과 부딪히는 일을 하는 임신부들은 걱정이 더 많은 것 같았다. 하긴, 그런 것에 무딘 나도 이렇게 걱정이 되는데...
불안을 만드는 사회가 싫다. 마음이 불안하니까 벌써부터 감기에 걸린 것 같은 기분이 든다. 몸을 꽁꽁 싸매고, 해가 날 때 환기를 하고, 땡기는 배를 붙잡고 집안 청소를 해도 불안함은 쉬이 사그라들지는 않는다. 나의 어떤 판단들이, 판단의 기회가 없는 아기에게 해가 되는 것이 두렵다. 약을 믿느니 나를 믿는다, 라고 생각하고 백신은 맞지 않기로 마음을 굳혔지만 그게 옳은 판단일까?

다행히 보건소에서 기형아검사는 모두 음성판정이 나왔다는 전화를 해 주었다. 어떤 결과든 담담하게 받아들이리라 생각했지만 그것도 걱정거리 중에 하나였는지, 전화를 받고나니 마음이 좀 편안해졌다. 몸관리를 잘 안 했던 나이지만, 나짱은 고맙게도 건강하게 자라고 있는 것 같다. 이제 가끔씩 툭툭거리는 느낌이 느껴진다. 밤에 이런저런 일들로 머릿 속이 복잡해 한참을 잠 못들고 뒤척였더니, 녀석도 뒤척이는지 부시럭거리더라. 미안해서 언능 잠들려고 했는데 잠들기가 쉽지 않았다. 내일은 도서관에서 오디오씨디라도 빌려올까 싶다. 자리에 눕기만하면 잡생각투성이니...

불안함아 사라져라.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