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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목이의 하루/엄마의 기록

아니 벌써

어제는 20세기 소년을 읽다 잠들었다. 꿈에서도 인류를 구하는 뭐 그런 얘기가 나왔던 것 같기도 하다. 동생이 지나가며 이런 만화책은 태교에 좋지 않다고 했지만, 크게 보면 인류 평화의 메시지를 담고 있는 걸.  만화책을 보다가 잠들 수 있는 한가로운 일상에 감사하는 마음도 가져야지.
지하철에서 떡을 먹는 나의 모습을 촬영했다. 한 손으로 떡을 먹으며 한 손으로 캠코더를 내 얼굴에 가져다대고 있는 모습을 본 다른 사람들은, 나를 어떻게 생각했을까? 미친여자?? ㅋㅋ 임신하고 나서 부쩍 백설기 같은 떡이 땡겨서 종종 버스나 지하철에서 떡을 먹는다. 촬영된 화면은 좀 그로테스크한 행위예술 같기도 하다. 허허.
친구들과 만찬을 즐기며 수다를 떨었다. 오랜만에 화장도 하고 나가보았다. 결혼과 연애와 임신과 이혼에 관한 이야기들이 나왔다. 늘 다른 사람과 비교하면서 사는 삶은 참 슬픈 것 같다, 고 생각하지만 나도 그렇게 살고 있고 앞으로 더 심해질 것이 두렵다. 오쵸가 평정심을 얻을 수 있었던 것은 잃을 것이 없었기 때문이다. 나는 잃고 싶지 않은 것이 너무나 많다.
여름, 가을, 겨울. 계절이 빨리 바뀌는 것만 같다. 올 여름에 겪은 변화는 아마 오랫동안 잊혀지지 않겠지. 며칠 뒤면 12월이 올테고, 올 한해를 또 돌아보고 내년 계획을 세우는, 매년 하는 그 짓을 또 할테지만, 내년 계획을 어떻게 세워야할지는 다른 해보다 더 많은 고민들이 필요할 거다. 그래도 이 해가 지나가는 것이 참 아쉬울 것만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