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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목이의 하루/엄마의 기록

짧은 여행

통영에 내려왔다. 창원에서 상영이 있어서 겸사겸사 내려온 길. 엄마 집이 여기에 있다.
통영까지 왔으니 여기저기 구경도 다니고 그래야할 거 같은 압박에도 불구하고, 이틀 동안 방에서 뒹굴거리고 있다. 느즈막히 일어나 바다가 보이는 거실에서 해물을 넣은 국이나 찌개로 밥을 먹고, 뒹굴거리며 노트북을 가지고 놀거나 책을 몇 권 들춰보거나, 뜨개질을 했다. 모자는 다 떴고, 개청춘 블로그에 몇 개의 글도 올리고, 다른 사람들 블로그도 구경하고, 몇 주간 생각만 하던 단편 시나리오도 썼다. 와우! 물론 그거 말고 밀린 일들은 아웃오브안중..;;
엄마는 친정엄마코스프레에 빠져 내게 밥도 차려주고, 차도 끓여주고, 이불도 갖다주고, 설거지도 다 한다. 심지어 오늘은 마트에 가서 스킨과 임부용 속옷도 사주었다. '친정엄마 놀이는 너무 재밌다'는 한 마디를 남기며.
 
하지만 아기가 태어나면 나도 그래야한다고 생각하니 어쩐지 마음이 편치만은 않은ㅎㅎ, 일요일 저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