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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작일기

01. 두 번의 타로카드

임신테스트의 두 개의 선을 보기 하루 전날
타로점을 보았다.
아주 우연히, 타로를 연습한다는 한 친구에게서 물어보고 싶은 게 있어서였다.
지금 하고 있는 일을 그만두고 싶었고, 새롭게 시작하고 싶은 일이 있어서였다.
그걸 물었고, 그녀는 친절하게도 새로운 일을 시작한다면 그 일은 나에게 아주 좋은 일이 될 거고, 즐겁게 할 수 있는 일이 될 거라고 했다. 단지 지금 당장 새로운 일을 시작하기 보다는 조금 기다렸다가 올해 말이나 내년쯤에 시작하는 쪽이 더 좋을 거라고 했다. 그 얘기가 참 좋았다. 용기를 주었다. 다른 일을 해도 된다고 하는 게, 그러면서 그녀가 전문이라는 연애점을 같이 보았다.  나와 오래된 연인에 대한 대부분을 맞췄고, 꽤 괜찮은 조언도 해 주었다. 그러면서 한 가지를 더 물었다. 우리에게 아이운이 있는지. 왜 그걸 물었는지 잘 모르겠다. 왜 갑자기 그걸 물었는지. 옆에서 구경하던 다른 친구에게 '할 수 있으면서 안 하는 것과 아예 할 수 없는 건 다르니까 물어보는 거야'라면서 깔깔 웃었었다. 타로점을 봐 주던 그녀는 우리가 좋은 부모가 될 수 있다고, 가정적으로 매우 보수적인 사람들이라고 했다. 나는 다시 마구 웃었고, '난 아제 공식적으로 할 수 있지만 안 하는 사람인거다!'라고 말했다.
그리고 다음날 아침 테스트를 했고, 나는 수 년간 보던 한 줄짜리 테스터기 대신 선명한 두 줄짜리 테스터를 보게 되었다.

오늘 집에서 나를 위한 타로 카드를 봤다.
아이가 나에게 주는 영향에는 Hermit 카드가 나왔고
이 작업이 앞으로 잘 될지에 대한 질문에는 The Sun 카드가 나왔다.
고로,
아이는 내 삶을 인도해 주는 고마운 길잡이가 될 거고,
이 작업은 아주아주 잘 될 거라는 거지.
그래서 조금 더 편안하게 받아들이기로 했다. 가능한한 편안하게.
될지 잘 모르겠지만. 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