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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V

꽃비와 함께 보는 <두 개의 선> GV 후기




배우 김꽃비와 함께한

리얼 연애 다큐 & 안티-결혼 다큐 

< 두 개의 선 > GV 후기 



일시 : 2월 11일 (토) 저녁 4시 20분 

장소 : 인디플러스 
진행 : 
배우 김꽃비 (<똥파리>, <창피해>, <돼지의 왕> ) 

참석 : < 두 개의 선 > 지민 감독, 주인공 이철




2월 9일 개봉한 리얼 연애 다큐 & 안티-결혼 다큐 <두 개의 선>
 

배우 김꽃비와 지민 감독, 주인공 이철이 참석한 가운데
관객들과 한시간이 훌쩍 넘도록 수다 폭발!

그 현장을 지금 전해드립니다





▲관객과의 대화중인 꽃비, 지민, 철



꽃비 :
철씨는 원래 보수적이셨다고, 감독님께 전해듣기로는 지민 감독의 10년 간의 조련 끝에 꽤 여성 친화적인 캐릭터를 갖게 되신 거라고 들었는데. (웃음)
본인 스스로 생각했을 때의 감회나 10년 조련 기간 동안 변화온 생각 같은게 있으실지.


철 :
저는 이 친구(지민)가 어떤 여성주의를 추구하며 살아왔던 삶이 변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나름대로 가치를 지향하고 살고 있는데 결혼이나 아이를 낳는 과정에서 그 가치를 놓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그건 내가 비혼을 옹호한다거나 결혼제도를 부정한다는 측면이라기 보다는, 한 사람이 어떤 가치를 추구하고 산다는 건 굉장히 중요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이에요. 그리고 그 가치에 어떤 내용이 들어가는지는 별로 상관없었을 것 같아요.

영화에서 보셨다시피 그런 상황을 겪게 되면서 결국 '결혼'이라는 것과 맞닥뜨리게 되었는데 결혼이라는게 따지고 보니까 규정이 되지 않더라구요. 뭐가 결혼이냐.
보통 행정적으로는 '혼인신고'고 서류 하나인데 그것은 두 사람의 관계가 앞으로 어떻게 될 지 모르니까 미래의 어떤 것들을 보호해줄 수 있고, 많은 경우에 결혼을 하고 아이를 낳으면 여성들이 경제적으로 사회 활동에서 배제되는 경우가 많은데, 이혼을 하거나 그런 상황 속에서 보호 가능한 장치들이 필요하니깐 그런 거겠죠. 그런데 결혼식을 생각하면 결혼식에서의 의미는 또 그런것과는 상관없지 않나요. 그리고 또 결혼이라는 걸 두 사람이 같이 생활한다는 거에 초점을 맞추게 되면 앞에 말한 두 가지와는 또 다른 의미가 만들어지느거 같고..
제 생각은 '결혼'이라는 틀이 두 사람의 관계에 들어오는 순간에 여성들은 며느리, 남성은 사위라는 이름을 얻으면서, 또 거기에 걸맞는 역할을 요구받기 시작하는 거 같아요. 그리고 저도 모르게 멋진 사위가 되고 싶다, 이런 생각이 스멀스멀 올라오는 거죠. 제가 사위로서의 삶을 살아본적이 한 번도 없는데 갑자기 그게 오는 거에요. 안 어울리는 짓을 하기 시작하는거죠.(웃음)
그러면서 느꼈던게 일반적으로 이야기하는 역할들에 내가 흡수 되면서 나를 잃을 수 있겠구나 하는 생각을 했어요.
비혼이라는 문제를 저는 이런 차원에서 이해 하게 되었습니다.


꽃비 :
'비혼'이라는게 저는 '비혼주의' 같은걸 공부를 한 적은 없고, 제가 살고 바라보는 세상에서 '결혼'이라는 아주 보편적인 제도를 봤을 때 저것보다 더 나은 방식이 있지 않을까- 생각했을 떄, 저 결혼을 거부하고 어떤 대안이 있을까 하는 생각을 하면서 비혼을 고민해봤던 건데.. 보통 사람이 생각하는 결혼식 같은 거라도 
어떻게 변화하면 좋을까. 더 좋은 방식이요.


지민 :
저는 다층적으로 변화하는 중이라는 느낌이 많이 들어요. 제 주변 친구들만 봐도 저런 전통적인 방식의 혼인을 하고 있지는 않으니까. 대체로 평등한 관계를 유지하려고 하고 가사일도 동등하게 분담하려고 하고, 서로에 대한 호칭, 양쪽 집에 대한 위치도 서로가 많이 보호해주려고 애쓰고 하는데, 사실 그러기 위해서도 되게 많은 노력이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사는' 문제니까.
어떻게 보면 제도 안에 들어온 사람들이 그런 것들을 자꾸 보여주고.
저도 이 친구랑 같이지내고 싶어서 동거를 시작했는데. 저희 어머니는 아빠랑 친구처럼 여전히 잘 지내시지만, 누군가랑 같이 사는 걸 선천적으로 못하는 사람이에요. 심지어 저랑도 같이 지내는걸 힘들어 하세요.
저는 그런 사람도 있다고 생각해요. 누구나 연애를 해야 하는 게 아닌 것처럼, 누군가는 혼자만의 공간이 절대적으로 필요한 사람도 있는거죠. 그렇게 전통적인 한 가지 방법이 아니라 다양한 측면에서 많은 사람들이 여러 모습을 보여주기 시작하고 그게 다수가 되면 또 옛날 사람은 촌스러워 지는게 아닐까? 그런 생각도 들고, 그러기 위해서는 무수히 많은 제도적 장치가 필요하긴 할 것 같구요. 꼭 연인간이 아니라 친구 간이라도 서로의 보험 수령인이 될 수 있는? (웃음) 뭐라그럴까, 계약 관계를 유지할 수 있는 걸 인정해주는 프랑스나 뭐 이런 나라에 있는 제도들처럼 연대계약에 가깝게 내가 이사람을 내가 내 파트너로 인정 하는, 그 사람이 내 할아버지일 수도 있고 친구일수도 있고 동성연인일 수도 있는 그런 게 좀 법이 빨리 만들어지는게 사람들의 인식을 바꾸는데 도움이 되지 않을까 생각해요.


철 :
저는 관계를 어떻게 규정하느냐가 문제인 거 같아요. 새롭게 규정하는 건 어려우니까 전통적으로 사회적으로 유지되던 그 틀로 관계를 유지하는 건 자기한테 맞지도 않는데 자꾸 그렇게 하려고 하고 또 그렇게 커왔기 떄문에 익숙한것도 있는데, 여튼간 두 사람의 관계를 만들어간다고 하면 결혼이라든지 아내라든지 남편 같은 용어가 아니라 각자의 관계의 색깔을 만들어가는게 중요하지 않을까 생각해요.



▲관객과의 대화중인 꽃비, 지민, 철
 

 



꽃비 :
처음의 철씨는 비교적 보수적인 편이었고, 지민 감독을 만나 많이 변했다 이런 말씀을 하셨어요. 서로 가치관이 다른 사람이 만나 관계를 유지하는건 굉장히 어려운 일일 것 같은데 어떻게 가능했는지.


지민 :
지금은 저희 사이가 굉장히 좋은데, 처음엔 정말 많이 싸웠어요. 지금 철씨 말을 들어보셔도 아시겠지만, 말투가 굉장히 학술적이고 (웃음) 정말 둘이서 무슨 백분토론 하듯이 논쟁하고 그랬었죠. 서로 책 찾아서 막 근거를 들이대며 (웃음) 저도 고집이 센 편이고 우기길 잘했는데, 그런 과정을 거치면서 서로 영향을 많이 받고 변하게 된 것 같아요. 그리고 그런 식으로 바닥을 몇 번 쳤기 때문에 같이 사는 걸 결심할 수 있었던 것 같기도 하구요.




관객 :  
주변 지인들의 반응은 어땠나요.
그리고 비혼을 삶을 어떤 식으로든 중단하고 혼인신고를 하고 아이를 낳으면서 그 반응들이 어떻게 변했는지 궁금해요.


지민 :
사실 비혼이란 말이 나온게, '미혼'은 해야 하는 걸 못한 거고, 이건 선택의 차원이라는 점에서 '비혼'이란 말이 나온거잖아요. 그래서 요즘에는 그걸 '자발적 비혼'과 '비자발적 비혼'으로 구별하기도 하는데 (웃음) 저 같은 경우는 반반이었던 것 같아요. 비자발적 비혼 상태에 있던 친구들은 굉장히 부러워하고 좋은 파트너를 만난 거에 대한 그리고 아이까지 생겼으니 좋겠다는 얘기를 많이 하고, 자발적 비혼으로 살면서 그걸 투쟁으로 갖고 가는 친구들의 경우에는 실망했다고 하는 친구들도 있고, 그래도 괜찮다, 니가 그 고민을 계속 하면서 살면 되는거다 라고 말해줬던 친구도 있고 여러 반응이 있었어요. 그 중 많이 기억에 남는건 제가 임신 한 상태에서 어떤 언니 인터뷰를 갔을 때, "나는 니가 이걸 영화로 만든다고 해서 그거 떄문에 삶을 바꾸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이야기를 들었어요. 너의 마음에 따라야 한다. 결혼을 해야 한다는 것도 압박이었지만 비혼주의자로 이 영화를 만들어야 한다는 것도 압박이었는데 그렇게 까지 하지 않아도 된다, 그 고민을 계속 갖고 있으면 되고 니 마음이 편한 게 제일 중요한 운동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해줘서 굉장히 고마웠던 기억이 나요.


꽃비 :
철씨 친구분들 반응도 궁금해요. 특히 아이에게 모성을 물려준다고 했을 때도 그렇고, 또 요즘은 어떠세요.


철 :
초창기 때는 저를 불쌍하게 생각들 했어요. 아까 잠깐 이야기 했는데, 동거 시작했을 때 저희끼리 용어를 정리하기론 '동거식'을 했는데, 선배분들의 경우에는 너희는 이게 결혼식이냐 하시며 축의금도 주고 가시고. 결혼이라고 그냥 생각을 하신거죠. 다른 범주를 생각하지 못하시고. 지금은 그냥 뭐랄까, 자유롭게 사는 걸로 보이는 거 같아요. 그런 부분에서는 귀감이 되고 있달까. (웃음)


지민 :
친구 와이프들이 좋아해요.


철 :
어릴 때부터 봤던 한 친구는 직업이 목사인데, 만나면 막 튀는 부분들이 있는데, 그 친구 입장에서는 자기 자신을 좀 경계할 수 있는 용도로 좋아하는거 같아요. (웃음) 아이에게 엄마 성을 준다고 했을 때는, 남자가 자존심도 없이 어떻게 그럴수 있냐고들 많이 했었고. 


꽃비 :
그럴 때 그 이유에 대해서는 뭐라고 설명을 했나요.


철 :
그 때는 그냥 논문에 나올 법한 논리로 이야기했어요. 그런게 그걸로 해결 될 수 있는 문제가 아닌 거 같은데. 저 역시 그 정도로 밖에이야기하지 못했고, "너네도 이런거 고민해봐야 건강한거야" 이렇게 주장은 했지만.. 음.. 아이가 아프고 퇴원을 했는데 집에 지민 어머님이 음식을 해놓고 기다리고 계시다가, 저는 안보고 애만 이렇게 탁 받아들고 들어가시더라구요, 그 떄 느낌이 '어 이게 뭐야!' 이 피로 맺어진 이것과 저쪽에서 온 사람과의 장벽이 쫙 갈라지는 느낌이 들었어요. 그건 어머님이 그렇게 행동하신게 아니라 제가 그렇게 느낀 거죠. 그러면서 아 이래서 남자들이 성이라도 하나 잡으려고 하는건가, 증명할 수 있는 길이 없는거다 남자 입장에서는. (웃음) 이 아이와 나의 관계를. 




관객 :
남자 아이를 키우고 계신데, 그 아이가 남자로 태어나긴 했지만 사회적으로 남성적, 여성적 이렇게 크는 문제도 있을 거 같아요. 거기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시는지.


지민 :
사실 저는 오래전부터 아들을 낳고 싶었어요. 그건 제가 이루지 못한 꿈을 아이에게.. 저는 늘 남자가 되고 싶었기 때문에 (웃음) 그 권력이 엄청 부러웠어요. 근데 막상 아들을 만나고 나니, 처음엔 이 아이를 어떻게 이 지구의 가해자로 만들지 않을 수 있을까 (웃음) 하는 고민을 많이했어요. 지금은 한 20개월 넘게 같이 살다 보니까, 성은 정말 길러지는 거다 라는 생각이 많이 들어요. 철도 보편적인 남성들과는 조금 다른 사고를 가지고 있는 거 같고. 예전에 들었던 말 중에, 어떤 커플인데 여자가 담배를 피우고 남자는 안피웠는데 그 집 아이가 어느 날 길에서 담배 피는 남자를 보고 '남자가 담배를 핀다'고 깜짝 놀라 소리를 질렀다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어요.그런 것 처럼 이 아이가 어떤 생각을 '기본'이라고 알아가는지가 중요한 거 같고. 물론 제가 온전히 육아를 전담할 수 없고 아이가 어린이집도 가고 티비도 보니깐, 제 생각만 아이가 받아들이진 않겠지만, 적어도 이런 생각도 있다는 건 계속 이야기를 해주고 싶어요.








배우 꽃비와 함께한 <두 개의 선> GV는 이렇게 마무리 되었답니다. 
앞으로도 부지영 감독, 칼럼니스트 박사 등 다양한 게스트들과 함께 GV가 있을 예정입니다.
자세한 내용은 아래의 링크를 따라가면 확인하실 수 있어요.

* GV (관객과의 대화) 한 눈에 보기 >> 
 * 상영관 & 시간표 확인하기 >>



모두가 '해야하는' 결혼에 대해 미처 의문을 품어보신 적이 없는 분들
'조금은 다른 삶'에 대한 고민을 지닌 분들
모두 환영합니다! 

<두 개의 선> 보러 오세요! 






지난 GV 보


개봉 기념 GV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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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개의 선 2 lines

2011┃HD┃82min┃Documentary┃color┃16:9┃stereo2012. 02. 09. 개봉!


SYNOPSIS
결혼그거 꼭 해야 해?

 

대학에서 만나 연애를 시작한 지 10룸메이트이자 연인으로 함께 살아가고 있는 지민과 철소위 결혼 적령기에 접어든 그들에게 ‘언제 결혼할거냐’‘왜 결혼을 하지 않느냐’는 질문은 어느새 일상이 되었지만그럴 때마다 ‘도대체 결혼은 왜 하는거냐’고 되묻곤 했었다이대로 함께여도 충분히 행복한 생활법과 제도다른 관계들 속에 억지로 포함되고 싶지 않았다이따금씩 아이와 함께인 삶을 상상해보기도 했지만그저 상상일 뿐이었다다큐멘터리를 만드는 여자와 시간강사로 뛰어다니는 남자에게 그것은 아주 먼 미래의 일이었다그렇다두 개의 붉고 진한 선을 만나기 전까지는 분명히 그랬다.




 

Contact


Twitter. <두 개의 선> 지민 감독 @docu2sun
          시네마 달 @cinemadal

Blog. http://2lines.tistor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