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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네21] 우리가 가는 길과 가지 않은 길 <두 개의 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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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가는 길과 가지 않은 길 <두 개의 선>





(전략)
 
2011년 서울국제여성영화제에서 옥랑영화상을 받은 < 두 개의 선 > 은 철이 영화에 대해 설명하는 것으로 시작한다. 지민과 철의 현실을 생생하게 담고 있다는 점이 이 영화의 가장 큰 미덕이다. 고집스럽게 보일 만큼 자신의 가치관을 주장하던 주인공들은 아이의 탄생과 더불어 자신이 믿었던 것들에 대해 회의하고 자책하고 그러면서 다시 다짐한다. 아이가 선천적으로 이상을 안고 태어나자 엄마로서 지민 감독은 죄책감을 느끼고 아빠로서 철은 가장의 역할을 상기한다. 아이라는 제3의 독립된 개체는 부모를 나약하게 만드는 존재이기도 하지만 인간이 자신의 한계를 깨닫게 만드는 선생님 같은 역할을 한다. 지민과 철이 불같은 투쟁의지로 요지부동한 태도를 보였다면 영화가 이토록 공감을 얻기는 어려웠을 것 같다. 오히려 영화는 두개의 선 중 하나를 선택해도 외골수의 삶을 살기는 힘들다는 것을 일깨워준다. 끊임없이 두개의 선을 고민하고 자신의 선택을 성찰하고 때론 수정하는 것밖에는 달리 정도가 없지 않을까.

일러스트레이터 이다의 종이인형과 여성 뮤지션 소희의 음악은 영화 중간중간 등장하는 지민과 철의 연애사, 가족사 등을 유쾌하게 설명해주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 종이인형 애니메이션은 둘의 사연을 경제적으로 요약해준다. 지민이 철에게 끌리게 된 순간과 철이 택시에서 지민에게 키스당하고 청교도적인 삶을 포기하는 첫 만남을 표현한 장면들은 미소가 절로 떠오르게 한다. 마찬가지로 지민과 철의 성장 과정과 상처도 애니메이션의 도움으로 풍부하게 보여줄 수 있었다. 상업적인 멜로드라마가 제도권의 영역 안에서 결혼, 성, 육아 문제를 고민한다면 다큐멘터리인 < 두 개의 선 > 이나 경순 감독의 < 쇼킹 패밀리 > (2008)는 독립영화의 전복적인 사고와 형식적 실험으로 또 다른 화두를 던진다. 여성감독들의 진솔한 자기 이야기는 어떤 픽션보다 구체적이다. 제도를 넘어섰다고 생각할 때 현실에 발목이 잡히지만 거기서부터 다시 질문을 던지는 힘, 이것이 이들 영화에서 가장 빛나는 부분일 것이다.








***






두 개의 선 2 lines

2011┃HD┃82min┃Documentary┃color┃16:9┃stereo2012. 02. 09. 개봉!


SYNOPSIS

결혼그거 꼭 해야 해?

 

대학에서 만나 연애를 시작한 지 10룸메이트이자 연인으로 함께 살아가고 있는 지민과 철소위 결혼 적령기에 접어든 그들에게 ‘언제 결혼할거냐’‘왜 결혼을 하지 않느냐’는 질문은 어느새 일상이 되었지만그럴 때마다 ‘도대체 결혼은 왜 하는거냐’고 되묻곤 했었다이대로 함께여도 충분히 행복한 생활법과 제도다른 관계들 속에 억지로 포함되고 싶지 않았다이따금씩 아이와 함께인 삶을 상상해보기도 했지만그저 상상일 뿐이었다다큐멘터리를 만드는 여자와 시간강사로 뛰어다니는 남자에게 그것은 아주 먼 미래의 일이었다그렇다두 개의 붉고 진한 선을 만나기 전까지는 분명히 그랬다.




 

Contact


Twitter. <두 개의 선> 지민 감독 @docu2sun
          시네마 달 @cinemadal

Blog. http://2lines.tistor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