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Jimin's Diary

풍경

익숙한 공간의 풍경이 달라진다.

유모차에 아이를 태우고 동네 첫 나들이를 나온 날. 길마다 턱이 참 많더라. 보도는 참 좁더라. 지민과 둘이 걸을 땐 몰랐던 것들. 산책하기 좋은 동네라 생각했는데 그게 아니었다. 강요된 정상성 속에서만 온전한 길이었고 아름다운 풍경이었다. 이젠 그 길들이 밉상스럽다. 유모차가 턱에 부딪칠까봐, 혹 턱에서 툭 떨어질까봐 신경을 많이 써야 한다. 또 좁은 탓에 찻길로 내려가야 할 때도 많다. 멀찌감치 그 길을 보니 어떤 점만 고려했는지 보인다. 여러 경우와 입장을 배제해버린 결과로 만들어진 풍경.

샐러드바와 같은 외식 업체를 찾는 사람들 중 많은 수가 아기 엄마와 그 가족들이란 걸 알게 됐다. 물론 지역마다 차이가 있긴 하다. 종로와 명동과 같은 도심에 위치한 데는 데이트를 하는 연인과 깔끔한 회식을 하러 찾는 직장인들이 눈에 많이 띄지만 아파트가 많은 주택가 근처에 위치한 데는 풍경이 매우 다르다. 생일을 맞아 창동에 위치한 샐러드바를 찾았다. 집에서 가까운 의정부의 매장을 찾았다가 대기하는 사람들이 많아 또 다시 꾸역꾸역 찾아간 곳. 의정부의 그곳도 그랬고 창동도 온통 아이들로 북적였다. 그리고 아기를 안고 있는 엄마들, 또는 할머니들. 지민과 둘이 찾았을 땐 잘 보이지 않았던 풍경. 의정부 매장에서 자리를 잡지 못한 후 근처 다른 메뉴의 가게로 갈 수도 있었으나 굳이 창동 매장까지 찾아간 이유는, 수유실이 있기 때문이다.

앞으로 또 익숙했던 어떤 풍경들이 달리 보이게 될까.

세상 풍경이 달리 보이는 것이 계속되다 보면 학군, 교육환경을 찾아 떠돌게 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