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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작일기

30. 익숙해진다

며칠 전부터 아이는 원하는 곳을 향해 기고, 마음에 드는 곳에 앉고, 붙잡을 수 있는 모든 것을 잡고 서기 시작했다. 아침 저녁 이유식과 사이 간식, 수유, 산책이나 놀아주기 등등으로도 혼이 나갈 지경이지만 나에겐 시간이 없다. 올해가 두 달 밖에 안 남았어!!!
아이를 맡기는 게 힘들다면 같이라도 할 방법을 찾아보기로 했다. 하여 그제부터 아이를 앞에 앉혀놓고 촬영분 녹취하기. 끊임없이 움직이려하고 노트북에 관심을 보이는 녀석 때문에 쉽진 않지만 아주 천천히 하고는 있다. 화면 속에도 아이가 있다. 어느 틈에 자라나 혼자 앉게 된 아이. 화면 속 아이는 아직도 비틀거리며 금세 고꾸라진다.
아이의 낮잠 시간을 이용해 작업 속도를 높였다가 아이를 안고 조금 해 보다가 같이 화면을 들여다보기도하면서, 어쨌든 겨우겨우 하고 있다.
많이 익숙해진듯하다. 이 생활에.
무섭기만 하던 아기도 친근해졌고, 힘들기만 하던 일과에도 패턴이 생겼다. 아기 재우기 비법 하나 정돈는 가지고 있고 동네 '엄마'친구도 생겼다.
아직도 구성이 왔다갔다한다. 여전히 망설이는 것도 있고 방향도 오락가락. 이 집에서 나는 너무 갇혀있어서 뭔가 새로운 이야기보다 답답한 이야기들을 하게 될 것만 같다. 다른 이야기들 좀 보고 환기를 시켜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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