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제작일기

17. 작업실 수다

작업실에 나와서 녹취를 하고 있다. 두 시간쯤 하다가 집에 가서 젖을 주고 다시 나와서 하다가 또 젖 주러 가고, 설거지하고 밥 하고 뭐 먹고 그러고 나니 저녁이 되었다. 그나마 오늘은 룸메 수업이 휴강되어 아기를 봐주는 덕에 왔다갔다 할 수 있다. 그치만 잠을 못 자니 넘 졸립다. 흑.
그제 여성영화제 사무국에 가서 약정서를 쓰고 왔는데, 가편이 12월까지라고 되어 있었다. 힘들 것 같다고 말씀은 드렸는데, 마음의 압박이 장난 아니다. 지금 이 상태로 12월까지 무슨 수로 가편을 한다는 건지. 하는데까지야 해 보겠지만..에효.
몇 달 전에 한 인터뷰들을 보는데, 그 때와 지금이 또 느낌이 다르다. 지금 인터뷰를 다시 한다면 또 다른 내용이 담길 것 같다. 가능하다면 다시 만나서 또 묻고 싶은 것들이 있기도 하다. 그 전에 좀더 명확한 그림이 머릿속에 그려지면 좋겠다. 이것도 좋고 저것도 좋고, 그걸로는 부족하단 말이지.

새 명함을 만들었다. 반이다의 세 여자가 각자 다른 작업을 연출하고 있어서 자신의 작업용 명함으로 교체하기로 했다. 이미 전화번호, 주소도 다 바뀌기도 했고. 명함을 맡겼는데 아직 교정보기가 안 올라온다. 6시 넘었는데, 내일로 넘어가려나 보다. 새 명함에는 달군이 그려주었던 '개청춘' 엽서의 한 캐릭터를 넣었다. 카메라를 들고 있는 여자. 난 그 캐릭터가 참 좋다. 흐흐. 얼른 새 명함 나오면 좋으련만!

밤에 네 시간 정도 주무셔주는 동목씨 덕분에 그래도 많이 살만해졌다. 오늘 인터뷰 녹취분 중에는 8개월까지 두세 시간 단위로 깬 아들 얘기를 하는 언니가 있었다. ㅎ 아웅- 동목아 고맙다.

사진으로 보면 다 큰 아기 같지만, 실제로는 아직도 고목나무 매미 같은 동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