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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작일기

15. 작업은 계속된다~

작업 블로그라고 시작했지만 작업에 관해 별반 이야기가 없었던 이 블로그. 이제 좀 열심히 써 봐야지 생각하는데, 이런 결심을 한 포스트 몇 개가 눈에 띈다. 인간은 망각의 동물이라더니..허허허.
어제는 피칭 교육에 다녀왔다. 그게 뭐냐면...
서울국제여성영화제에서 다큐멘터리 제작지원을 하던 '옥랑문화상'이 '다큐 피치&캐치'라는 이름으로 바뀌었고, 서류심사와 면접을 통해 1편을 선정하던 기존 방식이 아니라 서류심사와 예심 피칭을 통해 5편을 선정한 후, 영화제 기간 공개 피칭을 통해 1편을 선정하는 방식으로 바뀌.....
여하튼 <두 개의 선>이라는 제목으로 준비한 기획서가 그 다섯편 안에 들어가게 되었다.
(요기서 심사평 볼 수 있음)
다섯편에 선정된 감독이나 피디들은 공개 피칭 기간까지 피칭교육, 멘토링, 모의 피칭 등의 과정을 거치게 되고, 영화제에서는 투자사 등등에게 공개피칭을 하게 된다고 한다. 어제는 피칭 기초교육이 있었고, 반이다 친구들과 룸메이트를 대동하여 함께 교육을 들었다. 공개 피칭 예정일은 4월 13일이고, 나짱씨가 내 배에서 나오기로 예정된 날은 4월 11일이라 피칭을 내가 할 수 있을지의 여부는 불투명. 여러 변수를 고려해 피칭 계획을 짜야 한다. 끙.
내가 만들고 싶은 영화에 효과적으로 투자 유치를 받는 것. 어젠 장사꾼이라는 표현도 나왔는데, 확실히 그런 부분이 미숙하긴 하다. 의욕도 넘치고 의미 부여도 이빠이 해 보지만, "그래서 내가 왜 니 영화를 만드는데 돈을 줘야 되는데?" 라는 질문에는 소극적이 돼버린달까. 다큐멘터리는 '장사가 아니라 의미있는 일'이라는 편견 때문인지 강사분도 말씀하시는 게 좀 조심스러워 보였다. 그치만 영화는 '의미'만 가지고 만드는 건 아니다. 똑같은 PPT도 어떻게 보여주느냐에 따라 다르듯이 영화도 마찬가지여야 한다. 보고서가 아니라 영상으로 이 이야기를 해야 하는 이유, 사람들이 봐야 하는 이유, 투자할만한 가치가 있다는 증명을 잘 하고 싶었............지만, 난 아이컨택을 못할 뿐이고.... 죄없는 옷소매만 잡아당길 뿐이고...
뭐 교육도 들었으니 나아지겠지 후후.(라기 보단 내가 피칭 안 할 가능성이 크니까 ㅋㅋㅋㅋㅋ)

앞으로 어찌될지는 모르지만 이번 기회 덕분에 작업은 굴러가고 있다.
임신테스터기가 한 줄로 나올 때마다, 마음을 안도하면서도 '다음에 진짜 임신하면 그걸로 영화나 찍어야겠다'라고 허세를 부리던 바보멍충이꼬꼬맹이였던 나를 떠올리며, 말이 씨가 된다는 게 허투루 들을 말이 아니구나, 하는 교훈을 다시 한 번 얻는다.

여러분 말 조심하세용 ㅎㅎ

(피칭심사 하루 전에 후딱 만든 조악한 오프닝 ㅎ 이 때의 충격을 어떻게 영상으로 잘 표현할 수 있을지 고민중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