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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개의 선>에 대처하는
이'결혼적정기의 안티결혼자들'의 방법.
이'결혼적정기의 안티결혼자들'의 방법.
아마,
꼭 연애를 해보지 않았더라도, 누구나 한 번쯤은 결혼에 대해 생각해 봤을 것이라 생각한다.
그 생각에 대해서 긍정적으로든, 부정적으로든 어느 쪽도 '답'이라고 할 순 없지만
결국 평소 생각했던 것과는 상관없이 어느 적정나이가 되면 '했다/안했다'로 분류되는 것을 보면
세상에서 가장 중요하면서 보편적인 '선택'은 결혼여부에 있는 건 아닌가 생각하게 된다.
이 글을 쓰고 있는 나는 20대 중반으로, 결혼에 대해 상당히 회의적인 생각을 갖고 있다.
이유는 밝힐 수 있는 것들과 비밀이지만 '이유 목록'에서 빠트릴 수 없는 것들로 구성되어 있고, 오랫동안
관철해온 생각을 '결혼이 보편적이고 당연스런 과정' 이기 때문에 바꿔야 한다고 생각한 적은 추호도 없다.
언젠가 "네가 옳은 생각만 하는 건 아니잖아?" 라는 친구에게서 받은 급작스럽고 뼈아픈 경고에 의해 '다시' 생각
해보려고 노력하게 되었지만 결과는 마찬가지였다. 다시 내 생각이 fix되기 시작하던 차에 이 영화를
만났다. <두 개의 선>. 다큐영화로썬 내게 두번째 영화다.
주제가 주제인만큼, 다큐영화라는 장르는 이 영화에 있어 상당히 매력적이라고 생각했다.
이제껏 연애/동거/결혼에 대한 이야기는 꽤 있었지만, 모든 이야기는 '시나리오'상의 이야기 아니던가.
연애와 결혼에 대한 의문점, 회의감에 대해 늘 고민하게 되는 내가 필요한 건 '고민해결소'도, '친구의 보편적인 말'도 아니었다.
정말 나같은 사람은 없는 거야? 라는 반발적인 의문과 안티결혼자가 맞이하게 된 '결혼적정기'의 현실감이었다.
(중략)
두 개의 선. 남의 이야기라면 '헐'하고 지나갈 수 있지만, 자신의 이야기라면 '헉'하게 되고 마는 일이 아닌가.
'기뻐할 만한 일인가.' 하고 곱씹어 보게 되고, 그렇게 수십번 밀려오는 고민들때문에 눈을 껌뻑껌뻑하는 동안에
당사자는 테스터기를 몇 개씩 더 사서 확인하게 될 일.
두 개의 선을 맞이하는 시기가- 이 커플처럼, '연애 중'이라면? 아마 나라면 고민도 못할 만큼 얼어붙을 것이다.
'난 결혼은 싫어!' '남들과 같은 건 싫어!' 라고 주장하는 이 안티결혼자들은 '두 개의 선'에 어떻게 대처할 것인가.
결혼적정기도 무시하고 둘만의 생활을 꾸려왔는데, 결혼해야만 한단 말인가? 아니면 어떻게든 혼인하지 않고
문제를 해결할 것인가. 고민하는 과정이 관전포인트라면 포인트.
영상에 나오는 '아이'를 확인하는 순간, '아이'가 움직였다. 수많은 고민과 생각으로 가득했던 남자의 눈에 다른 것 없이
가득 감동이 맺힌 것만큼 내 눈도 벌써 눈물을 뚝뚝 흘리고 있었다. '결혼이라는 제도'와는 관련없이 생(生)은 철없는
내 눈에도 위대해 보였다. 아마 그 움직임을 보았을 때 이 남녀는 '이 아이를 버릴 순 없어' 라고 더 확고하게 생각하게
되었을지도 모른다. '저 아이는 지금 내 안에서 움직이고 있어.' 라고 인지한 순간, 어떻게 낙태라는 잔혹한 방법을
선택지 안에 넣을 수 있겠는가.
하지만 그 감동과는 별개로, '아이'를 낳는다는 것은 한 생명을 사회 안으로 들이는 일이고, 동시에 자신들도 부모라는 이름으로 '사회의 보편적인 흐름'안에 半강압적으로 합류하게 되는 일이 아닌가. 주민등록번호가 엮이고, 유치원,초등학교를 거쳐 이 나라의 대학생이 되고 결혼을 하고 애를 낳을(지도 모르는) 한 생에 대한 책임을 지는 것이다.
그 정도의 책임이라는 것은 대체 어느 정도를 말하는 것일까.
영화에 나오는 어른 중 한 명이 던졌던 '이제 느이 인생은 끝난거여. 아이 인생인거여.' 하는 말이 답일지도 모른다.
분명,
어느 한 인생을 책임지기 위해선 자신의 인생도 걸어야 할테니까 말이다.
두 사람은 최대한 제도에 맞서고 싶어하고,
그 과정에서의 고민, 그리고 겪게 되는 여러가지 일들, 주변이 보는 시선과 각자의 생각들이 이 영화 내내 담겨있다.
'아이를 낳는다'라는 단순한 문장 앞에서 이 커플은 '어쩔 수 없는 선택지'들을 만나게 되며 이 상황에서 '무엇이 갈등을 주는가'에 대해서 탄식한다.
아이. 출산. 가족. 제도. 가정. 보편적인 삶. 정상의 범위.......
남자는 남자로써의, 여자는 여자로써의 결혼에 대한 생각들과, (물론, 왜 이들이 '안티결혼'을 지향하는지에 대해서도.)
가까운 지인들이 하는 '결혼'과 '동거', '아이'에 대한 '있었던 이야기'와 '이상적인 이야기'들.
이 영화의 최대 장점은 '실화'라는 점이고, 그 장점은 좀 더 진지하게 결혼(연애, 동거, 출산 ..)에 대해 생각해 볼 수 있는
현실성을 준다는 것이다. 막연한 생각보다는 좀 더 현실적인 고민들을 하게 되고, 그 고민이 '필요한 고민'이라는 것을 느끼게 해준다.
'결혼'과 '출산'뿐 아니라, '동거'와 '연인의 존재'라는 것에 대해서도 많은 생각을 하게 해준다.
뭐, 이러이러한 의미와 이유로,
<두 개의 선>은 이 시대의 청춘들이 봐야 하는 ,그리고 자녀의 결혼을 기대하고 있는 '부모'들이 봐야 하는.
'우리는 정말 고민해야 하는 것들에 대해 제대로 고민하며 살고 있는 걸까'에 대해 고민하게되는 영화가 아닐까 싶다.
이제 와서, 이 영화에 대해 조금 더 개인적인 이야기를 하자면,
물론 위에서 언급한 이야기도 원했던 내용이기도 했지만 그와는 별개로 '오랜 연인'의 이상적인 모습. 꾸미지 않은 '남의 연애'를 볼 수 있어서 너무 좋았다.
여러 사람들의 생각들을 볼 수 있었고, 이해할 수 있었던 것도 좋았고 '생에 대한 감동'때문에 마음껏 울 수 있어서 좋았다.
'서로에게 어설픈 부부'보다 더 부부같은 모습. '당연한 신뢰감'같은 것이 그 안에 녹아있었고 그 점을 여실히 느낄 수 있었으며
무엇보다! 이들의 '안티결혼'에 대한 이유들이 내가 생각했던 이유들과 너무 많은 부분이 겹쳐서 마음의 위안이 됬다.
(뭐랄까, 독불장군 취급당하며..외로웠던 내게 보이지 않는 동료가 생긴 느낌이라고나 할까.)
시사회 이벤트로 준 '콘돔'은 정말이지,
'애기 낳고 하느라 정말 힘들었어요' 라는 것도 있긴 했겠지만, 정말 제작자(이자 주인공이자 이제 '엄마'/'아빠'이자 '아내'/'남편'인)의
그래도 안티결혼입니다.
라는 주장이 아주 뚜렷하게 나타나있는 것 같아서 조금 웃었고, 조금 슬펐다.
(후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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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개의 선 2 lines
2011┃HD┃82min┃Documentary┃color┃16:9┃stereo┃2012. 02. 09. 개봉!
SYNOPSIS
결혼, 그거 꼭 해야 해?
대학에서 만나 연애를 시작한 지 10년, 룸메이트이자 연인으로 함께 살아가고 있는 지민과 철. 소위 결혼 적령기에 접어든 그들에게 ‘언제 결혼할거냐’, ‘왜 결혼을 하지 않느냐’는 질문은 어느새 일상이 되었지만, 그럴 때마다 ‘도대체 결혼은 왜 하는거냐’고 되묻곤 했었다. 이대로 함께여도 충분히 행복한 생활. 법과 제도, 다른 관계들 속에 억지로 포함되고 싶지 않았다. 이따금씩 아이와 함께인 삶을 상상해보기도 했지만, 그저 상상일 뿐이었다. 다큐멘터리를 만드는 여자와 시간강사로 뛰어다니는 남자에게 그것은 아주 먼 미래의 일이었다. 그렇다! 두 개의 붉고 진한 선을 만나기 전까지는 분명히 그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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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witter. <두 개의 선> 지민 감독 @docu2sun
시네마 달 @cinemada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