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빌을 만들었다. 대방동에 있던 '대림동작업실'시절 미루를 임신했던 슈아는, 펠트지를 오려 이것저것 많이도 만들었었다. 언니 참 부지런해요, 라고 말했을 때, 그녀가 대답했다. 우리처럼 눈에 보이는 성과가 많지 않고 느릿느릿 가야하는 일을 하는 사람들은 이렇게 눈에 보이는 결과물이 있는 무언가를 하는 게 좋다고. 나도 겨울이면 뜨개질을 했다. 눈에 보이는 무언가가 필요했다. 자, 완성! 이라고 말 할 수 있는.
모빌을 만드는데 시간이 생각보다 오래 걸리진 않았다. 티비를 보면서 설렁설렁 이틀 정도. 학교 다닐 때 죽기보다 싫어했던 가정시간, 그 중 제일 싫었던 바느질이 이제와 재미있는 건, 누구도 삐뚤빼뚤하다고 혼내지 않기 때문이다. 내가 만든 모빌은 '상품'으로서는 하자가 있는 녀석이지만, 멀리서보면 그럭저럭 모빌의 모양새를 하고 있다. 아기들은 6개월 정도가 지나야 색을 인지할 수 있다고 한다. 세상을 흑백으로 볼 아기를 위해 흑백 모빌을 만들었는데, 역시 색에 별 관심이 없는 우리 고양이들이 더 좋아한다. 폴짝거리며 잡아대는 통에 일단은 서랍에 넣어두었다.
지난 일주일은 참 힘들었다. 마음이 요동치고 몸이 힘들어지던 시기. 임신 사실을 처음 알았던 때처럼 마구 흔들렸다. 아무데서나 울어버리는 나의 콧물을 닦아주던 룸메는 나를 안쓰럽게 바라보았다. 나는 안쓰러운 대상이 되고 싶지는 않았다. 모두가 달려가는 뒤에서 뒤뚱거리며 그들의 뒷모습을 바라보고 싶지 않았다. 인생은 길다고, 앞으로 50년을 바라봐야 한다고, 조급해 하지 말라는 위로의 말에도 내 마음은 여유를 찾지 못했다. 삐뚤거리는 버튼홀스티치를 해 대며 룸메에게 몇 번씩 물었다. 이거 너무 삐뚤지, 난 왜 이렇게 잘 하는 게 없을까. 그런 질문들이 나에게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걸 알지만 나는 자꾸 그렇게 말하고 있었다. 쓸모없는 사람이 돼가는 것 같다는 두려움이 밀려왔다.
모빌을 완성하고 나서는 기분이 조금 나아졌다. 아이를 위해서라는 뻥을 치고 날 위해서 만들었다. 앞으로는 지금보다 더 더디게, 시간이 흘러갈 것이다. 그 시간들 안에서 나도 무언가 하고 있다는, 눈에 보이는 어떤 것이 있었으면 좋겠다. 자라나는 아이말고, 나도 자란다는 뭔가가 있으면 좋겠다.
모빌을 만드는데 시간이 생각보다 오래 걸리진 않았다. 티비를 보면서 설렁설렁 이틀 정도. 학교 다닐 때 죽기보다 싫어했던 가정시간, 그 중 제일 싫었던 바느질이 이제와 재미있는 건, 누구도 삐뚤빼뚤하다고 혼내지 않기 때문이다. 내가 만든 모빌은 '상품'으로서는 하자가 있는 녀석이지만, 멀리서보면 그럭저럭 모빌의 모양새를 하고 있다. 아기들은 6개월 정도가 지나야 색을 인지할 수 있다고 한다. 세상을 흑백으로 볼 아기를 위해 흑백 모빌을 만들었는데, 역시 색에 별 관심이 없는 우리 고양이들이 더 좋아한다. 폴짝거리며 잡아대는 통에 일단은 서랍에 넣어두었다.
지난 일주일은 참 힘들었다. 마음이 요동치고 몸이 힘들어지던 시기. 임신 사실을 처음 알았던 때처럼 마구 흔들렸다. 아무데서나 울어버리는 나의 콧물을 닦아주던 룸메는 나를 안쓰럽게 바라보았다. 나는 안쓰러운 대상이 되고 싶지는 않았다. 모두가 달려가는 뒤에서 뒤뚱거리며 그들의 뒷모습을 바라보고 싶지 않았다. 인생은 길다고, 앞으로 50년을 바라봐야 한다고, 조급해 하지 말라는 위로의 말에도 내 마음은 여유를 찾지 못했다. 삐뚤거리는 버튼홀스티치를 해 대며 룸메에게 몇 번씩 물었다. 이거 너무 삐뚤지, 난 왜 이렇게 잘 하는 게 없을까. 그런 질문들이 나에게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걸 알지만 나는 자꾸 그렇게 말하고 있었다. 쓸모없는 사람이 돼가는 것 같다는 두려움이 밀려왔다.
모빌을 완성하고 나서는 기분이 조금 나아졌다. 아이를 위해서라는 뻥을 치고 날 위해서 만들었다. 앞으로는 지금보다 더 더디게, 시간이 흘러갈 것이다. 그 시간들 안에서 나도 무언가 하고 있다는, 눈에 보이는 어떤 것이 있었으면 좋겠다. 자라나는 아이말고, 나도 자란다는 뭔가가 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