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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에서 만나는 <두 개의 선> GV 후기




부산에서 만나는 <두 개의 선> GV

리얼 연애 다큐 & 안티-결혼 다큐 

< 두 개의 선 > GV 후기 
 


시 : 02/18 (토) 16:00
장소 : 부산국도예술관
진행 : 정진아 프로그래머
참석 : <두 개의 선> 지민 감독, 주인공 이철



지민 감독이 관객들과 만나기 위해 부산으로 슈웅- 다녀오셨답니다!
부산에서 만나는 <두 개의 선> GV!
그 현장을 지금 전해드립니다-



[무비조이] 후기원문보기








(전략)


 

A.지민)처음에 결혼을 안 해도 잘 살 수 있단 것을 보여주고 싶었습니다. 그런 관점에서 보면 저희가 결혼을 해서 제도권에 들어갔기 때문에 기획의도가 실패한 것입니다. 그런데 저희가 결혼을 안 하고 제도권 밖에 있었다면 관객들이 남에 일처럼 받아들여질 가능성이 있었다고 봅니다. 예를 들어서 “저 친구들 결국 자기들 뜻대로 잘 살았단 이야기네”하고 말입니다.

하지만 저희가 처음 계획했던 것이 실패한 부분을 보고 자신의 일로 공감하는 분들이 많아서 이야기를 나누는 거리는 더 좁아졌단 생각이 듭니다. 처음에 생각했던 비혼과 혼인 신고한 이후에 비혼에 대한 여러 가지 생각들이 더 깊어진 것은 사실 같습니다.
 



Q.관객)아이가 아프지 않았다면 어떻게 되었을지 궁금합니다. 다큐멘터리 만드는 과정에서 바뀐 점은 있습니까?


A.지민)첫 질문은 정말 많이 받는 질문입니다. 그랬다면 혼인 신고를 하지 않고 넘어갔을 가능성이 많았을 것 같습니다. 저희가 이런 기록들을 편집하는 과정에서 우리가 계획했던 것이 실패했으니 끝이 아니라 실패를 기억하자는 차원에서 이렇게 만들었습니다.

마지막 장면도 이게 끝이 아니라 우리가 또 다른 선택을 해야 될 것이란 생각을 나타내고 싶었습니다. 또 다른 선택이 오게 된다면 어떤 모습을 보여줄까 그런 의도가 있었습니다. 편집하면서 중요하게 생각한 것은 나의 선택이 어떤 것인지 남겨두기 위한 것이었습니다. 자기가 어떤 것을 원하는지 고민하는 것에 대해서 더 큰 중점을 두었습니다.

영화 제작으로 과정이 바뀌면서 작품에 어떤 영향을 준 것은 틀림없습니다. 혼인신고에 대한 것을 확실하게 더 밝힐 수 있었습니다. 다큐멘터리로 제작하게 되면서 우리 삶을 보여주면서 하는 것이 힘들었고 카메라가 있어서 말을 점잖게 하게 되었습니다.



“예전 생활과 큰 차이는 없는 것 같다.”

 



Q.정진아)남편 분은 감독님 의견에 동조하는 경우가 많았던 것 같습니다.


A.철)임신 사실에 대해서 알았을 때 무조건 제 잘못이라 생각했습니다. 피임에 대한 책임은 남자에게 있기 때문입니다. 요즘 들어서 생각하게 되는 것은 “낙태 하는 부분이 싫어서 낳게 된다면 당신이 선택을 하는 것”이라고 이야기를 한 부분입니다. 그게 굉장히 좋지 않았단 생각이 들고 반성을 하게 됩니다.

그리고 한 가지 덧 붙여 이야기하자면 결혼한 것이 실제 지금도 비혼이란 것과 크게 다르지 않단 생각이 들고 결혼이란 것이 그렇게 대단하지 않게 느껴집니다.




Q.관객)비혼 운동 하신 분들과 소원해진 부분이 있습니까?


A.지민)물론 거리감이 있는 친구도 있고 없는 친구도 있는 것 같습니다. 비혼 운동을 오래했던 사람들이 있습니다. 비혼 운동이란 자기 인생을 걸고 하는 부분이 있습니다. 운동에 동참한다면 자신의 삶에 큰 영향을 미치는 부분이 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영화가 그런 것을 잘 알려줄 것이라 생각했는데 그러지 못한 부분들이 있어서 영화에 대해 실망을 한 분들도 있습니다.

그리고 아기를 낳고 나서 다른 사람 만나게 될 기회가 많이 줄어들었습니다. 또한 예전보다 아이가 있는 사람들과 이야기가 잘 통하는 것은 사실입니다. 한편으로는 결혼하고 나서 비혼 외에 다른 것을 생각해보지 못했는데 어떤 면에서 예전에 제가 생각했던 부분들과 다르게 와 닿는 것들도 있습니다. 결론적으로 옛날보다 소원해진 부분은 당연이 있습니다.




Q.관객)결혼 한 이후에 자신의 삶이 어떻게 달라졌는지 알려주시겠습니까?
 

A.철)아이 때문에 생긴 변화는 확실히 있습니다. 제가 사용하는 가용 시간들이 많이 줄었습니다. 그런 것이 변화라면 변화라 할 수 있을 텐데요. 그게 가치관의 변화라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그리고 결혼 후 집안과 집안과의 관계는 각 집안에서 불리게 되는 여러 가지 호칭들이 있습니다. 저도 그런 호칭에 어울리는 멋진 사람이 되고 싶단 생각을 했습니다. 하지만 그런 것들이 오히려 저를 더 억압하게 되는 것 같단 생각이 들었습니다.

또 다른 한편으로는 저희가 경제적인 상황이 절박하지 않아서 잘은 모르겠지만 만약 저희가 그런 상태에 몰리게 되면 기댈 수 있는 사람들이 가족이라서 그런 것들이 가족의 관계를 또 유지하게 만드는 힘이란 생각도 듭니다.

경제적 주체로 소외되었을 때 누구에게 기댈 수 있을까? 그런 생각을 하면 가족들에 대한 생각을 하게 되는 것 같습니다. 이런 부분들을 가족에게 위임하지 않고 다른 방향이 있다면 나 자신의 관계를 가족에게 무조건 일임하고 치이는 일은 없을 것이란 생각이 듭니다.



“비혼 문제 때문에 가족과의 갈등은 없었다.”



Q.정진아)두 분이 비혼이란 이야기를 했을 때 가족과의 갈등은 없었습니까?


A.철)어머니는 돌아가셨고 현재는 아버지만 생존해 계신데요. 지금 연세가 70후반이십니다. 제가 장남인데 아버님하고 나이가 40살 차이가 납니다. 아버님도 결혼하기가 좋아하셨던
건 아닌 것 같습니다(관객 큰 웃음). 저희 어머님은 동생 때문에 개인의 삶은 조금도 없게 사셨습니다. 그래서 어머니께서 이야기하셨던 것이 자유로운 삶을 살아란 것이 제 삶에 큰 영향을 미쳤습니다. 그래서 아버님 외에 다른 가족들에게 특별히 알리지 않았습니다. 다른 허락을 필요로 하지도 않았고요. 아버지는 이 부분에 대해서 크게 신경을 쓰지 않으셨습니다.


A.지민)부모님은 이혼을 하셨고 결혼을 꼭 해야 된다고 생각을 하지 않으셔서 아이한테 피해가 가지 않도록 하란 이야기를 해주셨습니다. 할머니와 할아버지가 치매가 조금 있으신데 결혼했는지 물어보시면 “저희끼리 조용히 했습니다.” 그렇게 이야기를 드렸습니다(동거중일 때). 친척들에게 결혼하기 전까지 남편을 소개한 적이 없었기 때문에 처음에 어색해하고 힘들어 한 부분이 있었던 것은 사실입니다.




Q.관객)혼인 신고에 대한 부분이 궁금합니다.


A.)제도를 비판하거나 논리적으로 결혼에 대한 문제점을 이야기하는 작품이 아니라서 이런 질문을 하시는 경우가 있습니다. 개인적으로 제가 결혼을 하게 되면 제가 좋은 아내 혹은 좋은 며느리가 되겠단 생각을 하고 스스로를 억압하면서 살게 될 것 같아서 결혼이란 생각을 하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결혼이란 것이 성역할 분담을 해야 되는 것이 있습니다. 그래서 그런 것들이 싫어서 결혼을 하겠단 생각을 하지 않았습니다.

혼인 신고 같은 경우 사회에서 바라보는 정상 적인 관계와 정상적이지 않은 부분들이 무엇일까 생각하게 만든 부분이 있었습니다. 물론 혼인신고를 하게 되면 편해진 것은 있습니다. 여러 가지 사회적인 부분에서 편리한 부분이 있습니다. 보험수령자 같은 경우도 그렇고요. 그런데 이런 것을 하고 싶은데 결혼을 하지 못하는 분들은 어떨까 그런 생각을 하게 됩니다. 그래서 혼인 신고는 사회적인 관습이지만 어떤 옥죄임 같은 것이 느껴지는 부분이 있습니다.



“결혼에 대한 생각이 폭넓어질 수 있었으면 하는 바람”



Q.관객)결혼이란 것에 부정적인 부분을 다룬 이유가 궁금합니다.


A.지민)결혼 하는 모든 사람을 말리고 싶은 생각이 없습니다. 하지만 혼자 살아도 행복한 사람도 있고 우리가 살아가면서 여러 가지 가치관이 있습니다. 그래서 모든 사람이 결혼해야만 행복하단 것은 아쉽단 생각이 듭니다. 제도권이 정해놓은 틀에 들어가지 않는 사람들에 대해서 사회에서 패널티를 주는 것 자체가 문제란 생각이 듭니다.

개인적으로 정말 여러 사람의 형태가 있단 생각이 듭니다. 결혼해서 엄마 역할을 잘 할 수 있는 분들이 있습니다. 그런 분들은 결혼을 하면 행복하겠지만 그렇지 못한 분들이 하면 힘들 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결혼에 대한 생각들이 조금 더 폭 넓어질 수 있었으면 하는 바람이 있습니다.




Q.무비조이 제상민)우리가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결혼이란 제도권 관념에 포함되지 않으면서 살아가는 분들에게 좋은 조언을 해주신다면?


Q.철)결혼 제도란 건 성립하지 않는 것 같습니다. 결혼이란 것이 있고 결혼을 했다는 사실을 혼인신고만 하는 것입니다. 그런데도 결혼 제도라고 우리는 부르고 있습니다. 또한 보통 제도권이란 말이 들어가면 법률적으로 강제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우리가 결혼 제도라고 이야기하는 것은 우리의 인식 문제에 관한 것 같습니다. 이래야만 행복한 것이야, 이런 것들이 좋은 것이야, 이렇게 우리가 만들어가는 것들이 차별을 만들어 내거나 공격적으로 변하는 경우가 분명 있습니다. 물론 이런 공격적인 분들도 선의라고 하지만 그런 선의가 문제점이 될 수 있습니다.

다수가 점하고 있는 보편이라든지 상식이라든지 이런 것들이 누군가에게 그렇지 않을 수 있다는 것을 고민하고 만든 다큐멘터리입니다. 저희 다큐멘터리가 결혼이란 것뿐만 아니라 우리가 살아가면서 정상이나 보편이란 것이 누군가에게 폭력이 되고 억압이 될 수 있겠단 생각이 들었습니다.


A.지민)아직 결혼하지 않은 친구들이 소개팅을 많이 합니다. 그러면서 자기도 스트레스를 많이 받습니다. 주위에서 누군가 자꾸 소개해주겠다고 하니까 그런 것입니다. 여기에다 연애까지 하지 않으면 정말 이상한 사람으로 여기는 경우가 있습니다. 왜 이런 말을 많이 할까 생각을 해봤습니다.

이유는 정말 나에 대해서 할 이야기가 없어서 그런 것들을 이야기하지 않을까 그런 생각을 했습니다. 결국 제 조언은 한귀로 듣고 한귀로 흘리는 것 밖에 없을 것 같습니다. 요즘은 우리가 제도권 안에서 생각하는 범위를 넘어서는 여러 커플들이 생겨서 보편적인 관념에 균열을 내고 있기 때문에 우리 아이가 자랐을 때는 지금과 다른 모습이 될 것이라 생각합니다.



“기득권 문제가 아니라 남자란 괴물이 되지 않는 것이 더 중요”




Q.관객)결혼 이데올로기가 남성들에게 더 편안함을 제공해주는 경우가 많은데 그런 기득권을 남편이 포기할 수 있었던 것과 남성 입장에서 기득권을 포기했을 때 좋았던 점은 무엇입니까?


A.철)좀 뜬금없는 이야기이지만 제가 모태신앙입니다. 저희 아버님은 천주교 신자이십니다. 결혼하시고 나서 어머니와 함께 개신교로 정리가 되었습니다. 어머니는 결혼 하신 후 동생 때문에 본인의 삶이 전혀 없었는데 그것을 견딜 수 있었던 것은 신앙 때문이었습니다. 그래서 어머니가 그 어떤 종교인보다 진정한 신앙인이라 생각을 하고 존경하고 있습니다.

제가 종교 이야기를 꺼낸 것은 가난한 집안에서 자라면서 그 교회에서 저를 1/3정도 키워주었습니다. 그래서 그 교회를 제 고향으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런데도 제가 천주교로 개종을 한 것은 어떤 큰 의미가 있기 때문입니다.

고등학교까지는 제가 교회 생활을 하면 주로 주류로서 활동을 했습니다. 그런데 그때 어떤 회장 선거가 있었는데 여자 후보가 나왔습니다. 이전까지 여자후보가 나와서 된 적이 한 번도 없었습니다. 그런데 그때 제가 “여자가 어떻게 회장이 될 수 있나” 그런 이야기를 꺼냈던 적이 있다고 친구가 저희 다큐멘터리를 보고 이야기를 해주었습니다. 분명 영화 속의 저와 큰 격차가 있습니다. 그런데 그렇게 변하는 과정 그 자체가 즐거움입니다.

기득권이란 것이 우리가 평상시에는 잘 가지지 않습니다. 하지만 사회생활하면서 서열이 매겨지면서 대접받게 되고 그런 경우가 있습니다. 거기에다 내가 뭔가를 얻어내려면 돈이 있어야합니다. 이런 여러 가지 것들에 남자들이 영향을 받고 살아가고 있습니다. 따라서 남자들이 변화를 한다는 것 자체가 쉽지 않고 힘든 것이 사실입니다. 하지만 그래도 끊임없이 반성하고 생각하면서 살아간다는 것이 중요한 것 같습니다.

기득권 문제는 남자들이 가제 경제를 책임지기 위해서 사회생활을 하고 여성들이 가정을 지키는 경우가 많이 있습니다. 남성들이 전장과 같은 세계에 나가서 가계 경제를 위해서 활동을 합니다. 그때 자신이 만들어 놓은 여러 가지 가치관들이 무너지는 것을 경험하게 합니다. 그런 것들을 견디게 만들어주는 것이 가장의 책임이고 희생이라 생각을 합니다.

이런 가족 시스템과 여러 가지 부분이 맞물려서 돌아가다가 결국 남자들이 괴물로 변하는 과정을 거칩니다. 기득권이 문제가 아니라 제가 괴물이 되지 않기 위해서 살아가는 것이 중요하단 생각이 듭니다.




Q.관객)가사부담을 어떻게 하고 계신지 궁금합니다. 그리고 결혼하고 아이 낳고 나서 가사분담 변화가 있는지 궁금합니다.


A.지만)저희는 서로 잘하는 것을 하기로 결정을 봤습니다. 제가 요리나 이런 것을 하고 남편은 청소나 이런 것들을 위주로 해서하기로 했습니다. 어린이집은 아침과 저녁을 나누어서 하고 있습니다. 저희들은 둘 다 좋게 이야기하면 프리랜서고 비정규직이라서 아직은 시간의 여유가 많습니다. 저희는 가사 문제가 둘 다 자신의 일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에 큰 문제가 없었습니다.






[무비조이] 후기전체보기 

 

부산 관객들과 함께한 <두 개의 선> GV는 이렇게 마무리 되었습니다.
앞으로도 GV가 계속 있을 예정이니까 많은 참여 부탁드려요-
아래의 링크를 따라가면 확인하실 수 있답니다.


* GV (관객과의 대화) 한 눈에 보기 >> 
 * 상영관 & 시간표 확인하기 >>


모두가 '해야하는' 결혼에 대해 미처 의문을 품어보신 적이 없는 분들
'조금은 다른 삶'에 대한 고민을 지닌 분들 
모두 환영합니다! 
<두 개의 선> 보러 오세요! 


 




지난 GV 보


 

⊙개봉 기념 GV >> 

꽃비와 함께 보는 <두 개의 선> >>

⊙발렌타인 전야 '언니들의 수다' >>

⊙박사님과 함께하는 '아슬아슬 연애상담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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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개의 선 2 lines

2011┃HD┃82min┃Documentary┃color┃16:9┃stereo2012. 02. 09. 개봉!


SYNOPSIS
결혼그거 꼭 해야 해?

 

대학에서 만나 연애를 시작한 지 10룸메이트이자 연인으로 함께 살아가고 있는 지민과 철소위 결혼 적령기에 접어든 그들에게 ‘언제 결혼할거냐’‘왜 결혼을 하지 않느냐’는 질문은 어느새 일상이 되었지만그럴 때마다 ‘도대체 결혼은 왜 하는거냐’고 되묻곤 했었다이대로 함께여도 충분히 행복한 생활법과 제도다른 관계들 속에 억지로 포함되고 싶지 않았다이따금씩 아이와 함께인 삶을 상상해보기도 했지만그저 상상일 뿐이었다다큐멘터리를 만드는 여자와 시간강사로 뛰어다니는 남자에게 그것은 아주 먼 미래의 일이었다그렇다두 개의 붉고 진한 선을 만나기 전까지는 분명히 그랬다.




 

Contact


Twitter. <두 개의 선> 지민 감독 @docu2sun
          시네마 달 @cinemadal

Blog. http://2lines.tistor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