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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view

[리뷰] 여성영화제에서 만난 영상들 : 두 개의 선 (싸이월드 블로거 '화사'님의 리뷰입니다)

* '제 13회 서울국제여성영화제'에서 < 두 개의 선 >이 첫 상영되었었죠-
   영화제를 통해 < 두 개의 선 > 을 미리 접한 '화사'님의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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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영화제에서 만난 영상들 : 두 개의 선







(...전략)



감독의 삶과 고민을 담은, 사적인 다큐멘터리이지만 이성애의 혼인절차를 거쳐야 하고 법적으로 등록한 가족만을 인정하는,
그 외의 어떤 것도 법적/제도적으로 인정하지 않는 배타적인 대한민국 사회에서는 그 어떤 다큐멘터리보다 공적인 이야기일 수 있다.

아기를 선택하지 않은 나와는 달리, 아기를 선택한 지민, 철 커플은 다른 선택의 여지가 없어져간다. 시놉시스의 첫 물음처럼, 한국사회에서 '결혼'은 선택할 수 있는 것일까? 법적인 보호와 혜택과 어른 또는 정상인의 범주에 들 수 있는 안정감과 아기 낳기를 포기한 후에야 '결혼'을 '선택'할 수 있다. 너무 많은 것을 포기해야 가능한 선택이 과연 선택일 수 있을까. 법적으로 규정한 형태의 '결혼'의 개념과 사회적으로 당연시하는 절차만을 인정하는 이 배타적인 사회에서 개인이 무언가를 온전히 '선택'한다는 것은 극히 어렵다.

이 다큐멘터리가 좋았던 것은, 단지 나의 고민과 많은 부분이 겹쳐있어서만은 아니다. 감독이자 주인공인 지민과 그의 파트너 철이 함께 대화하거나 인터뷰하거나 나레이션하거나 카메라를 통해 보여주는 방식도 좋았지만, 소포지에 그린 종이인형을 통해 자신들의 역사와 생각을 표현하는 방식이 정말 좋았다. 다큐에서 감독이 대상을 꾸미거나 조정하거나 사건에 개입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 작업의 감독 지민은 평등한 관계를 지향하고 있다는 것이 카메라 앵글을 통해, 그리고 주변사람들의 모습을 통해 전달되었다.

좋은 내용, 중요한 내용은
그에 맞는 형식에 담겨야 설득력있고 진정성 있고 힘을 갖을 수 있다는 것을 잘 보여준 작업이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아이가 자라면서, 지민의 어머니가 말하셨듯 '하나를 타협하면 모든 것을 타협하게 되는' 현실을 지민과 철이 어떻게 살아나갈지, 어떤 고민이 그들을 성장시키고 그들을 어떤 방향으로 움직이게 할지 정말 궁금하다. 관객의 한사람으로서 다음 작업을 통해 그들을 또 만날 수 있기를 기대한다.




- 20110413 수요일 2시 아트레온 1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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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티-결혼 다큐멘터리 < 두 개의 선 > 작품정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