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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복 후 모세기관지염에서 회복된 후 아이는 엄마 곁을 적극적으로 찾기 시작했다. 분리불안의 시작. 익숙치 않은 사람에 대한 두려움을 나타내고, 불만스런 기분을 분명하게 드러낸다. 그런 변화를 지켜보자니 '자아'라는 것이 형성되고 있다는 느낌이다. 어느날 갑자기 허리를 세우고 앉았다. 또 어느날 갑자기 엄마의 두 손을 한 손씩 잡고 일어섰다. 그 전날까지는 예상할 수 없었던 놀라운 변화. 아이는 그런 동작 후 만족스런 웃음을 짓는다. 자신의 몸을 통제하는 데에 한 걸음 더 나아갔다는 것에 뿌듯하다는 표정이다. 지민과 밥을 먹는 자리에 아이가 다가왔다. 지켜본다. 다리에 엉겨붙어 지켜본다. 무엇을 먹는지, 무엇을 집는지 궁금해하는 눈빛이다. 결국 손을 뻗어 젓가락을 잡는다. 그걸 잡고 흔든다. 아이가 자신의 몸을 움.. 더보기
D+192 모세기관지염. 주로 6개월 전후의 영유아에게 자주 발생하며 발병하더라도 면역력이 생기지않고 심한 경우 폐렴이나 천식이 될 가능성이 있는 병. 별다른 치료법은 없고 온습도를 잘 조절하고 코가 막히지않도록 하는 것 정도. 6개월치레를 하느라 딱 6개월 되던 날부터 할배 기침을 하던 동목. 결국 응급실에도 갔다. 일주일쯤 지나니 이제 조금씩 나아지는 듯. 예전에 한 선배가 애가 혼자 코 풀 수 있으면 다 키운 거랬는데 그게 무슨 말인 지 알겠더라. 의사말도 애들은 코도 스스로 못 풀고 가래도 못 뱉어내니 감기가 성인보다 길게 간다고. 가래를 빼 주고 싶어 혼났다. ㅠ 아이가 집에 온 후 나는 버릇이 하나 생겼다. 자는 아이의 숨을 확인하는 것. 처음 아이가 아파서 생긴 버릇인가했는데 아직도 한 번씩 아이의 배.. 더보기
D+187 아기들은 태어날때 엄마의 면역력을 가지고 태어난다고 한다. 그리고 그 면역력이 다 되어 제 것으로 바꾸어야 하는 때가 만 6개월이 될 때다. 동목이는 교과서처럼 살려는지 딱 그 6개월이 되는 날 감기에 걸렸다. 칭얼거리는 녀석이 안쓰럽긴 하지만 그것도 크는 일이라, 그렇게 생각하기로 했다. 얼른 나으렴! 병원가는길- 새초롬한 표정의 녀석 iPhone 에서 작성된 글입니다. 더보기
27. 엉덩이 영상작업도 결국 노가다다. 감각이 좋은 사람들은 좀더 빠르고 눈에 띄게 만들 수 있겠지만, 어쨌든 완성을 해 내는 힘은 엉덩이의 힘이다. 얼마나 착실히 엉덩이를 붙이고 앉아 집중할 수 있는지. 아, 물론 촬영을 할 때는 엉덩이를 가볍게 열심히 돌아다녀야 한다. 앉았다 일어섰다 뛰어다니며. 9월부터 매일 작업실에 나간다. 어떤 날은 한 시간, 길면 세 시간 정도. 엉덩이를 붙일만 하면 일어서야 하니 조금 걱정이다. 좀더 재빠르게 엉덩이를 붙이는 연습을 해야겠다. 지금까진 일단 앉으면 워밍업이랍시고 인터넷도 돌아다니고 트위터도 하고 뭐 그랬으니. 그러다보면 한 시간은 후딱. ㅎㅎ 지난 번엔 동목이랑 같이 작업실에 갔는데 엄마가 다른 것에 너무 집중하는 것이 싫었는지 짜증을 내더라. 아직 어린 아기이니 자꾸 .. 더보기
26. 임신출산결정권 네트워크 기자회견에 다녀와서 어제는 임신출산 결정권 네트워크에서 하는 '낙태한 여성을 처벌하지 말라' 기자회견에 다녀왔다. 잠든 아기를 두고 나오는데 마음이 좀 무거웠다. 앞으로는 더 자주 그럴텐데, 무거운 마음은 무뎌질까, 더 무거워질까. 기자회견은 11시에 청계광장에서 시작했다. 시작할 무렵 비가 와서 부랴부랴 우산을 사들고 왔다. 기자회견이지만, 모인 사람 대부분은 단체의 활동가들인 것 같았다. 아는 사람이 없어서 좀 뻘쭘하기도 했다. 경화가 촬영을 하고, 나는 그냥 보았다. 연출자라고 딱히 연출에 대한 고민을 하고 있지 않은데, 촬영까지 안 하고 있으니, 에휴. 여성에게 너의 몸은 너의 것이 아니라고 하는 국가, 아이를 낳아도 양육의 몫을 온전히 여성에게 지게하는 사회, 안전이 담보되지 않는 시술로 여성의 건강권을 해치는 '.. 더보기